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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관련주를 공부하다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뉴스에서는 모두 똑같이 ‘원전 관련주’라고 부르는데, 막상 기업을 하나씩 찾아보면 하는 일이 전혀 다르다.
어떤 회사는 원전 설계를 하고, 어떤 회사는 주요 기자재를 만들고, 어떤 회사는 건설을 한다.
또 계측제어 시스템이나 보조기기를 공급하는 기업도 있고, 원전이 가동된 이후 유지보수에 참여하는 기업도 있다.
처음에는 나도 원전 관련주라고 하면 그냥 원전이라는 큰 테마 안에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전 산업을 조금씩 공부하다 보니 '원전 관련주'라는 말보다 그 회사가 원전 밸류체인에서 어디에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늘은 원전 하나가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과정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원전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원자력발전소는 단순히 발전소 건물 하나를 짓는 사업이 아니다.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큰 흐름으로 보면
발주 → 설계 → 주요 기자재 → 건설·시공 → 계측·제어 및 보조설비 → 시운전 → 운영·정비
와 같은 여러 단계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각 단계마다 필요한 기술과 제품이 다르다.
그래서 원전 산업을 공부할 때는 ‘원전’이라는 단어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이 안에서 어떤 사업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1.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설계와 엔지니어링
원전을 만들려면 먼저 어떤 발전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설계해야 한다.
원자로와 발전소의 구조, 각종 설비, 안전 관련 시스템 등을 설계하고 전체적인 기술을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는 한국전력기술과 같은 엔지니어링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전 산업을 볼 때 이런 기업을 보면
'발전소를 직접 만드는 회사인가?'
라는 생각보다
'발전소를 설계하고 기술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구나.'
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2. 설계가 끝나면 각종 기자재가 필요하다
원전은 수많은 설비와 기자재가 필요한 대형 산업이다.
특히 원자로와 관련된 핵심 기자재처럼 높은 기술력과 품질관리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
이 부분에서 제조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주요 기자재 사업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원전만 하는 회사는 아니다.
가스터빈과 복합화력 등 발전설비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따라서 원전 수주 뉴스를 볼 때도 단순히 '원전주가 수혜를 받는다'고 생각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기자재를 공급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3. 발전소를 실제로 건설하는 기업도 필요하다
설계와 기자재만 있다고 발전소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발전소를 건설하고 각종 설비를 설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는 건설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원전 사업은 일반적인 건축공사와는 다른 기술과 안전 기준이 요구되기 때문에 관련 경험과 기술력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원전 산업을 공부하다 보면 원전 관련 건설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4.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중요한 계측·제어 분야
원전 산업을 공부하면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이 계측·제어 분야다.
발전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각종 상태를 측정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온도와 압력 등 여러 정보를 확인하고 설비를 제어하는 시스템이 발전소 운영에 사용된다.
그래서 원전 관련 기업을 볼 때 대형 원자로와 건설사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런 세부 분야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5. 발전소가 완성됐다고 사업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원전은 건설해서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발전소가 운영되기 시작한 뒤에도 유지보수와 정비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원전 산업에는 건설 단계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운영과 정비와 관련된 사업도 존재한다.
한전KPS 같은 기업이 발전설비 유지보수 분야에서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전 산업을 길게 보면
건설 → 운영 → 정비
라는 또 다른 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원전 관련주가 서로 다른 이유
이렇게 원전 밸류체인을 놓고 보면 왜 같은 원전 관련주라도 기업의 성격이 다른지 이해하기 쉬워진다.
예를 들어
- 설계·엔지니어링
- 주요 기자재
- 건설·시공
- 계측·제어
- 보조기기
- 유지보수
등으로 역할이 나뉜다.
따라서 '원전 관련주'라는 하나의 이름만 보고 기업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같은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단계에 참여하는지에 따라 사업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SMR이 등장하면 밸류체인도 달라질까?
최근 원전 산업에서 SMR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과 다른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다.
SMR이 실제 상용화 단계로 발전한다면 관련 산업의 공급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모듈화된 제조 방식과 주요 기자재 생산, 제작 공정 등에서 기존 대형 원전과 다른 사업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다만 SMR은 아직 모든 사업이 상용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원전주를 공부하면서 밸류체인을 알아야 하는 이유
예전에는 원전 뉴스가 나오면 관련주부터 찾았다.
하지만 지금은 순서를 바꿔보려고 한다.
먼저
'이번 원전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지?'
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을 실제로 하는 기업은 어디지?'
를 찾아본다.
이렇게 보면 단순히 원전이라는 테마를 따라가는 것보다 기업의 사업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원전 산업은 하나의 회사가 혼자 만드는 산업이 아니다.
설계부터 기자재, 건설, 제어, 운영과 정비까지 여러 분야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앞으로 원전 관련주를 공부할 때는 주가보다 먼저 그 회사가 원전 산업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부터 살펴보려고 한다.
※ 이 글은 개인적인 산업 및 투자 공부를 위한 정보 정리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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