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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전 관련주를 다시 찾아보게 됐다.
예전에는 원전이라고 하면 탈원전과 친원전 같은 정책 이슈부터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른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I가 발전할수록 GPU와 데이터센터가 늘어나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전력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결국 AI 산업의 경쟁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기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의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얼마나 사용할까?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보면 정부가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상당한 규모다.
정부는 2029년까지 지방 거점을 중심으로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총 18.4GW 규모로 확대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계획을 바탕으로 전력 사용량을 추정한 결과, 2031년에는 약 58.9TWh, 2037년 이후에는 약 128.9TWh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28.9TWh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전력소비량의 약 23.5%에 해당하는 규모다.
물론 이것은 계획과 가동률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다.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사용량이 그대로 실현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확정수요와 기대수요를 구분하고, 실제 수요가 구체화되는 정도에 따라 발전설비와 전력망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보다 방향이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전력 인프라가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전이 다시 등장한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처럼 24시간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시설이 늘어나면 발전량의 변동성뿐 아니라 전력망과 저장장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원전도 다시 전력 공급원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원전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발전원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서로 반대편에 놓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래 전력시장은 발전소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다.
원전, 재생에너지, ESS, 송전망, 변압기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SMR도 함께 보는 이유
원전 이야기를 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SMR이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 즉 소형모듈원자로다.
기존 대형 원전보다 작은 규모로 설계하고 모듈화하는 개념으로, 향후 산업시설이나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전력 수요처와 결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SMR이 곧바로 대형 원전을 대체한다거나 당장 대규모 상업시장이 열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인허가, 경제성, 건설비용, 공급망 확보 등 넘어야 할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SMR이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것보다 실제 계약과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전 관련주는 어디에서 돈을 벌까?
원전 산업을 원자로를 만드는 회사 하나로 생각하면 너무 좁다.
실제로는
설계 → 핵심 기자재 → 주기기 → 건설·EPC → 운영 → 정비·서비스 → 해외 수출
이라는 긴 공급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처럼 원전 주기기와 기자재 분야에 참여하는 기업이 있고, 한전기술처럼 설계·엔지니어링 역량을 가진 기업, 현대건설처럼 건설 및 EPC 분야에서 원전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중소·중견기업이 원전 부품과 소재, 장비 공급망에 참여한다.
따라서 원전 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모든 관련 기업의 실적이 동시에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원전주를 볼 때 내가 확인할 것
나는 이제 원전 관련주를 볼 때 단순히 '원전 테마'라는 이유만으로 보지는 않으려고 한다.
첫 번째는 실제 수주가 있는가다.
두 번째는 MOU나 협력 발표가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는가다.
세 번째는 수주가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가다.
네 번째는 원전 사업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인가다.
마지막으로 이미 주가에 미래 기대가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도 봐야 한다.
특히 SMR 관련 기업은 기술 개발 소식만으로 기업가치를 판단하기보다 실제 인허가와 상용화, 발주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전은 AI 시대의 전력 문제와 연결되고 있다
예전에는 원전 투자를 정책의 관점에서만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AI가 발전하려면 반도체가 필요하고,
반도체와 AI를 돌리려면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전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발전소와 전력망,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AI → 데이터센터 → 전력수요 → 발전설비 → 전력망
이 연결고리를 이해해야 원전 관련주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전 산업에도 위험은 있다.
대형 프로젝트는 건설 기간이 길고, 인허가와 비용 문제가 있으며, 사용후핵연료와 안전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SMR 역시 아직 상용화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래서 나는 원전 관련주를 단순한 'AI 수혜주'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실제 원전 수주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국내 기업들이 해외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 SMR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지를 계속 확인해볼 생각이다.
원전주를 볼 때 중요한 것은 '원전이 뜨느냐'가 아니라 '그 성장에서 내가 보는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돈을 버느냐'일 것 같다.
이번에 원전 관련주를 찾아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도 그것이다.
테마보다 사업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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